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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노동의 의미와 독서 노트

공유노무사 2018. 12. 4. 14:38

논문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중간고사 기간에 소설책 읽었던 버릇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이 책 저 책 빌려 놓고 읽고 있다. 

  • 노 모어 워크(No more work :why full employment is a bad idea / 제임스 리빙스턴 / 내인생의책)
  •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309동1201호 / 은행나무)

얼마 전 부터 독서노트로 쓰기 시작한 지분테쵸(Jibun techo) 노트에 저렴한 무인양품 만년필로 마음에 드는 문장을 옮겨 적었다(아, 이 얇은 종이에 만년필로 써도 뒷장에 잉크가 배어나오지 않는다니! 너무 좋다.)

독서 노트를 작성해 놓고 며칠 지나서 다시 읽어 보니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책에서 뽑아내 기록한 내용이 묘하게 유사하다. 아니 같은 주제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노 모어 워크
프로테스탄티즘의 일에 관한 윤리는 소비를 하려면 그 이전에 무언가 가치를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특권의식에 빠져 져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을 비판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그것은 노예의 윤리였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는 미래라는 이름 아래 현재를 포기하고 절약하며 살라고 한다. 훗날의 구원(redemption 이 말에는 주식을 상환, 즉 현금화의 의미도 있음)을 바라며 현재의 가능성을 희생시킨다는 의미이다. 그 구원은 성스럽게도 천국에 가는 구원일수도 있고, 좀 세소적으로는 현금화되는 구원일 수도 있다. (11면)

막스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의 주변을 아직 벗어 나지 못한 나로서는 좀 충격적인 말이다. 노동에 대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가 노예의 윤리라니. redemption하면 영화 쇼생크 탈출(shawshank redemption)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데 여기에 현금화의 의미도 있다니.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저자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대학 시간강사로 일하면서 맥도날드에서 육체노동을 병행하며 이 책을 썼다. 월 60시간 이상 근로자가 되어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가 되기 위해서. 저자는 노동, 특히 육체노동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노동에는 사람을 성찰하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모두 존중할 만한 각자의 삶을 영위하고 있을 것이라는 어떠한 자각, 이것은 몸을 수고롭게 해 노동하지 않았다면, 아마 느껴보지 못했을 경험이자 감정입니다. 그에 대해 노동의 시공간은 인간과 나 자신에 대한 사유를 놀랄 만큼 확장해주었습니다. 설거지를 하며 정말 많은 논문의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어떠한 다짐을 했습니다. 이후 어떠한 삶을 살든, 몸이 허락 하는 적당한 육체노동을 반드시 하며 살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지금의 성찰이 그저 일시적 감정에 그치지 않도록, 값싼 자기만족이라 허울이 되지 않기 위함입니다. 노동이 얼마나 신성한 것인지, 뒤늦게나마 글이 아닌 몸으로 배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108면)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메모하고 싶은 문장을 적었을 뿐인데 신기하게 겹친다. 단순한 우연인지 내 관심사에 따라 펜이 지나갔는지, 모를일이다. 

 By L.K.M